잊고 지냈던 고등학교 동창, 문득 궁금해지더라
요즘은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정신없지만, 가끔 문득문득 옛사람이 생각날 때가 있잖아요. 나도 그랬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상훈이’. 그 친구는 말이 별로 없었지만 뭔가 마음이 잘 통했던 친구였고, 나랑 공부도, 만화도, 음악도 비슷한 걸 좋아했었죠. 졸업하고 한두 번 연락하다가, 군대 갔다가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어느 날 정말 아무 이유 없이 그 친구가 떠올랐어요. 꿈에 나왔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일 하다가 휴대폰 연락처 정리하다가 이름 보고 생각난 거였어요.
처음엔 ‘이젠 뭐 연락할 일도 없겠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계속 마음에 남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오랜만에 ‘사람 찾기’라는 걸 해봤어요. 그때 선택한 게 페이스북이었고, 여기서 진짜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연락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처음엔 카카오톡으로 시도해봤지만
동명이인이 너무 많더라
제 폰에 남아 있는 이름은 “상훈이”라는 단 한 글자였어요. 전화번호도 바뀐 지 오래됐고, 카톡으로도 안 나오고요.
혹시나 싶어서 전화번호 넣고 카톡 친구 추가를 시도해봤는데, 등록된 정보가 없다고 나오더라고요.
그다음은 카카오톡 프로필 검색! 이름으로 검색해봤는데… 어휴, 상훈이라는 이름이 몇백 명은 나오더라고요.
사진도 안 걸어둔 계정이 많고, 지역도 안 맞고… 도저히 누구인지 알 수 없었어요.
그때 ‘페이스북’이라는 게 문득 떠올랐어요. 한때는 전 국민이 다 쓰던 SNS잖아요. 요즘은 많이 안 쓰긴 해도, 나처럼 예전부터 쓰던 사람들은 꾸준히 계정을 유지하거든요. 그래서 ‘혹시?’ 하는 마음으로 페이스북을 켜봤죠.
페이스북 사람찾기, 정말 기본부터 다시 배웠어요
이름 검색부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하게 이름으로 검색했어요. ‘상훈’으로요. 결과요? 수백 명. 게다가 대부분 얼굴 사진도 없고, 비공개 계정도 많고… 이건 도저히 방법이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필터를 걸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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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가 서울 서대문 쪽이었으니까, 서울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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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고등학교 이름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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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 1978~1980년생 예상해서 생년 기준
그렇게 조건을 좁히니까 결과가 확 줄었어요. 그러다가 정말 반가운 이름 하나가 딱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프로필 사진은 없었지만, 친구목록을 보니 예전에 알던 얼굴이 몇 명 보여서 ‘아, 이 사람이다!’ 싶었어요.
생년월일, 연락처, 프로필 정보가 의외로 도움이 되더라
상훈이 프로필에는 생일이 ‘1980년 3월 25일’로 되어 있었고, 그건 내가 기억하는 상훈이 생일이랑 딱 맞았어요. 그걸 보고 거의 확신했죠.
그리고 놀랍게도 연락처 공개 설정이 돼 있었어요. 페이스북에 휴대폰 번호를 등록해놓은 사람이 은근 많더라고요. 물론 대부분은 비공개지만, 그 친구는 일부 친구만 공개해놓은 상태라 저도 확인이 가능했던 거죠.
그 번호로 전화를 하긴 좀 그래서, 문자 먼저 보냈어요.
“혹시 홍상훈 맞지? 고등학교 때 같이 도서관 자주 다녔던 은재야. 네가 맞다면 진짜 반갑고, 아니라면 그냥 편하게 무시해줘.”
한 30분쯤 지나고 답장이 왔어요.
“헐 진짜 은재냐? 나 진짜 놀랬다…”
진짜 소름이 쫙 돋았어요. 이게 말로만 듣던 ‘SNS로 옛사람 찾기’가 현실이 될 줄은 몰랐죠.
그 후로 다시 연락하고, 직접 만났어요
20년 만의 재회, 낯설면서도 반가웠던 그 느낌
그렇게 몇 번 문자 주고받다가, 카카오톡으로 넘어갔고, 나중엔 전화도 하게 됐어요. 상훈이는 지금도 서울에 살고 있었고, 나랑 같은 쪽은 아니었지만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였어요.
약속을 잡고, 진짜 20년 만에 얼굴을 보게 됐죠. 서로 머리도 좀 빠지고, 살도 붙고, 10대 시절과는 완전 딴판이었지만, 이상하게 금방 예전처럼 편해졌어요. 그날 카페에서 3시간을 넘게 얘기 나눴어요.
그때 진짜로 ‘찾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한 사람 찾은 게 아니라, 내 학창시절의 일부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거든요.
페이스북에서 사람 찾을 때 내가 썼던 팁 정리
1. 이름 검색은 기본, 지역과 학교, 생년월일로 좁히기
동명이인이 너무 많을 땐 필터를 적극 활용해야 해요.
학교, 직장, 지역 정보가 조금이라도 기억난다면 꼭 넣어보세요.
특히 ‘출신 학교’는 많은 사람들이 프로필에 등록해 두는 경우가 많아서 꽤 유용했어요.
2. 전화번호 검색도 의외로 먹힐 때가 있어요
페이스북에는 ‘전화번호로 사람 검색’ 기능이 있어요. 물론 상대방이 연락처 공개 설정을 해뒀을 때만 가능하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어요.
방법은 간단해요.
상단 검색창에 전화번호를 그대로 입력하면, 등록된 계정이 있다면 바로 나와요.
3. 생일 정보는 거의 결정적인 단서가 되더라
생일 정보는 SNS에서 꽤 정확한 기준이 돼요. 잘 기억은 안 나도, ‘봄생이다’, ‘학기 초에 케이크 먹었다’ 이런 단서만 있어도 날짜 범위를 좁힐 수 있어요.
한 번쯤은 과거의 인연을 찾아볼 수도 있어요
사람 찾는다는 게 사실 좀 망설여지는 일이잖아요. ‘괜히 연락하면 실례 아닐까’, ‘상대는 나를 기억 못할 수도 있는데’ 이런 생각이 자꾸 들죠. 저도 그랬어요.
근데 전 상훈이를 찾고 나서, 단순한 사람 하나가 아니라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되찾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친구들에게도 말해요.
“기억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쯤은 찾아봐도 돼. 연락이 이어지지 않아도, 그 사람 잘 지내는지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해지더라.”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팁과 한 줄 요약
“페이스북 사람 찾기, 이름만으론 어렵지만 생일·학교·전화번호로 좁히면 생각보다 찾기 쉬워요.”
나도 망설였지만, 결국 다시 이어진 인연이 소중하게 다가오더라고요.
한 줄 요약
페이스북 사람찾기, 기억나는 정보 한 줄이면 20년 전 인연도 다시 만날 수 있어요.